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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사진으로 가는 길 - 4

2006.06.26 11:15

♥낭만/현영찬♥ 조회 수:2662 추천:227

창조적 사진으로 가는 길 - 4

----- 무엇을 찍을 것인가? -------- 한 정 식 (중앙대, 현 대구예대 석좌교수)

다) 삼다(三多)의 원칙

이러한 훈련의 하나로 '삼다의 원칙'을 권하고자 한다.
문장 작법에 '삼다의 원칙'이라는 것이 있다.
글을 잘 쓰려면 '다독, 다작, 다상량' 즉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라는 것이다.
사진 역시 이 '삼다의 원칙'을 본받아야 한다.
좋은 사진을 찍으려면 많이 보고, 많이 찍고, 많이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사진을 보는 눈이 생기고,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된다.
첫째 '다독'
사진의 경우 '다독'은 책을 읽는 일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책 읽기도 중요하기는 하겠지만 이 경우의 '다독'은 남의 좋은 사진을 많이 보라는 뜻이다.
남의 사진을 많이 보라고 해서, 그 사진을 보고 모방을 해 보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남의 것을 모방하는 것으로 시작하라고 가르치는 사람도 없지 않다.
얼른 생각하면 이게 빠른 길 같은데, 이것은 이류, 삼류 사진가로 가는 지름길이다.
처음부터 모방을 하다 보면 다음부터는 모방을 하지 않으면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자신감이 없어진다.
언제나 남의 것과 비슷해야 마음이 놓인다.
바둑이나 장기를 둘 때, 남의 훈수 없이는 자신이 없어 말을 옮기지 못하고 쩔쩔매는
사람들이 바로 그런 경우이다. 남보다 앞서는 사람은 절대로 될 수가 없다.

사진학과의 일학년 '사진 실기' 과목 첫날, 필자가 학생들에게 제일 처음으로 일러 주던 말이 있다.
"어디에서 본 듯하면 찍지 말라"는 것이다.
어디에서 본 듯한 것을 그대로 찍어 버릇하면 그것이 바로 모방의 시작이요,
사진가로서의 죽음으로의 길이 된다.
되든 안 되든 제 멋대로 찍기 시작해야 내 것이 만들어진다.
어떻게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소리 같지만(특히 제 멋대로 하라니까) 정말로 그래야 한다.
제 멋대로 해야 내 스타일이 나온다.
남들은 미처 생각도 못한 사진을 찍을 수가 있다.
한 사람의 개성적인 작가로 설 수 있는 길이 이것이다.
남의 것을 모방하다 보면 창의적인 것은 나오지 않고, 늘 보던 사진만 나온다.
어느 것이 정답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사진을 많이 봄으로써 자기도 모르게 사진을 보는 눈이 높아지고,
그 눈높이에 따라 내 사진의 질도 저절로 향상된다.
자기가 찍은 사진이 늘 보던 좋은 작품의 사진 수준에 이르지 못하게 되면 그런 사진이
무의미함을 느끼게 되어 다시 시도하게 되고, 이런 되풀이를 통해 사진의 수준은 저절로 높아지게 된다. 때문에 좋은 사진을 골라서 보아야 한다.
명작이라고 알려진 작품, 능력이 있는 작가라고 알려진 사진가들의 작품을 많이 보아야 한다.
필자가 앞에서 까르띠에-브레송의 '결정적 순간'의 사진을 말한 바 있지만,
그런 사진이 왜 걸작인지 이해가 잘 안 될 경우, 자꾸 보아야 한다.
몇 번이고 몇십 번이고 보는 가운데 저절로 그 사진의 아름다움이 보이고 깊은 맛이 느껴진다.
포도주는 많이 마셔 보아야 그 맛을 알게 되고, 고전 음악도 여러 번 듣는 가운데 저절로 터득이
되는 법이다.

둘째 '다작'
많이 찍어야 한다는 것은 이해가 되겠지만, 우선 필름값부터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많이 찍으려면 필름을 어떻게 감당하라는 말인가. 때마침 디지털 카메라가 나와 이제 필름
걱정 없이 마음놓고 찍을 수 있어 다행이지만,
설사 필름을 쓰는 사진가라 해도 많이 찍어야 하는 것을 일종의 운명으로 알고 받아들여야 한다.
필름값이 아까우면 사진을 하지 말아야 한다.
심한 말 같지만 그래야 하는 것이, 많이 찍지 않으면 일단 사진을 배우기도 어렵고,
사진가로 성공하기도 어렵다.
이왕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하고, 제대로 하려면 많이 찍는 수밖에 없다.
나야 그저 취미로 하는 건데 뭐,
하는 사람에게는 전에도 말했지만 이런 글 읽는 것, 시간 낭비요 정력의 낭비이다.
그 시간에 운동하고 돈 버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열심히 하고자 하는 사람을 위해 필름을 절약하는 방법 한 가지만 일러 준다면 그것은 이것저것
아무것이나 찍지 말고, 한두 가지 소재로 한정해서 그것들만 찍으라는 것이다.
내 마음에 드는 소재,
내 눈을 끄는 소재를 찾아 그것만 찍고 다른 소재들은 찍지 않음으로써 필름을 절약할 수 있다.
사회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자연에 신경을 쓰지 않아야 한다.
거꾸로 자연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자연에만 신경을 쓰고 사회적인 문제는 거들떠 볼 생각도
않는 게 좋다.
그것도 바위면 바위, 꽃이면 꽃으로 소재를 좁혀 집중해 찍을수록 좋다.
이 경우에도 일단 발견한 소재는 가능한 한 많이 찍어야 한다.
많이 찍어야 하는 이유는 글쓰기와 같다.
많이 써 보아야 글 쓰는 훈련이 되지만, 퇴고를 많이 해야 글이 좋아진다.
이처럼 사진도 많이 찍어야 좋은 사진이 나온다. 사진을 많이 찍는 것은 사진 찍는 연습도 연습이지만,
퇴고를 많이 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사진가는 문필가에 비해 불운한데 그것은 그 현장에서 끝을 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이다.

문필가는 후에 그 장면을 생각해 가면서 천천히 쓸 수 있고 몇 번이라도 고쳐 쓸 수가 있지만,
사진가는 현장에서 찍지 못한 것을 후에 집에 돌아와서 천천히 찍을 수가 없다.
고쳐서 찍을 수도 없다.
그래서 '사진가가 한번 놓친 것은 영원히 놓친 것이다'
하는 말이 나오고, '사진은 현장에서 승부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 것이다.
현장에서 끝장을 내려니까 많이 찍을 수밖에 없다.
한번 지나간 상황은 그대로 똑같이 재현되지 않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끝장을 보아야 하는 것이다.
필자가 학생들을 가르칠 때 늘 하는 말은 '일단 눈에 띄었으면 물고 늘어져라' 하는 것이었다.
적당히 물러서면 적당한 사진밖에 나오지 않는다.
물고 늘어져 끝장을 보아야 남들이 감동하고 감탄하는 사진을 찍을 수가 있다.
무엇보다도 현장이 사라지면 만사가 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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