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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사진으로 가는 길 - 5

2006.06.26 11:16

♥낭만/현영찬♥ 조회 수:3533 추천:245

창조적 사진으로 가는 길 - 5

----- 무엇을 찍을 것인가? -------- 한 정 식 (중앙대, 현 대구예대 석좌교수)

다) 삼다(三多)의 원칙(전회분 계속)

한두 가지 소재만을 집중해서 찍는 것은 어느 정도 실력이 붙은 뒤의 얘기이고,
초보자의 경우에는 아무것이나 닥치는 대로 찍어야 여러 가지 경험도 할 수 있고
그 경험을 통해 사진을 잘 할 수 있을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일리는 있는 생각이지만, 일리만 있을 뿐이다.
온갖 것을 다 찍어 보아 경험을 쌓겠다는 것은 기특한 생각이지만, 온갖 것을 다 경험할
수도 없을 뿐 아니라 할 필요도 없다.
우리 인생도 온갖 것 다 경험해야 잘 살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 온갖 일 다 겪어 본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런 사람이 잘 산다는 보장도 없다.
창조적인 사진으로 이르는 가장 빠른 길은 한두 가지 소재로 좁혀서 많이 찍는 길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모두 한 우물을 판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모든 소재를 다 찍고 다루는 사람은 없다.
특히 대부분의 작가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주제, 소재가 따로 있어 그런 것들만을 주로 찍는다.
얼른 생각할 때 일류 작가가 되려면 이것저것 다 찍을 줄 알아야 할 것 같지만,
전문가라는 것은 자기 전문 분야가 있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것저것 다 하는 사람은 오히려 아마추어 쪽이라고 해도 좋다.
기계에 관한 지식이나 기술이 프로들보다 훨씬 나은 아마추어 작가들이 많이 있다.
마음의 여유가 있어서 이것저것 관심가는 것을 다 상관하다 보니까 그렇다. 프로는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그렇게 한가할 수가 없다.
소위 프로라면서 기계나 메커니즘에 무지한 사람도 많이 있는가 하면,
카메라 한 종류만 가지고 평생을 지내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오로지 찍는 일에만, 그것도 자기 분야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잡다한 기계가 필요 없고,
여타 메커니즘에 관심이 없는 것이다.
의사를 생각해 보라. 내과의는 수술을 할 줄 모르고, 정형외과가 산부인과를 겸하지 않는다.
돌팔이가 내과 외과에 산부인과까지 다 하는 것이고,
만병통치약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틀림없이 가짜인 것이다.

한두 가지 주제나 소재에 집중할 때 좋은 작품은 태어난다.
각자의 눈에 띄고 마음에 끌리는 소재가 있으면 그것을 집중적으로 찍으라는 것이 그래서이다.
이렇게 한 가지 소재를 파고들어 거기에서 성공을 하면 다른 사진에도 자신이 생긴다.
이미 어떤 소재를 영상화하는 데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한 곳에서 통하면 다른 곳에서도 통하는 것이 세상 이치이다.
유도를 잘 하면 레슬링도 잘 할 수 있고, 하려고만 든다면 권투도 잘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셋째 '다상량''
'상량(商量)'이란 헤아린다는 뜻의 한자어로, 보통 '다사(多思)'라고 쓰기도 한다.
많이 생각해야 한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을 생각하라는 것이며,
어떻게 생각하라는 것인지, 답답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
간단히 생각하면 된다.
우선 무엇을 찍을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풍경이냐 인물이냐, 그것도 좁혀서 나무냐 바위냐, 또는 어린이냐 어른이냐 등 어떤 대상에
렌즈를 향해야 할까를 생각해 보고 결정해야 한다.
그것조차 모르겠다는 사람은 지난 11월호에서 지적한 바 있듯이 자기 마음과 의논해야 한다.
내 관심을 끄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내 마음이 끌리고 눈길이 자주 가는 것을 찾아 찍어야 한다.
그냥 막연히 들판을 헤매며 무엇을 찍어야 할지 몰라 남들이 찍는 것을 따라서 찍는
초보자들이 많은데, 초보자 시절일수록 내가 좋아하는 것, 내게 가장 흥미로운 것을 찾아 찍는
습관을 기를 필요가 있다.
이것이 남과 다른 사진, 나만의 사진, 창조적인 사진으로 가는 올바른 길이다.
남이 찍는 것을 따라 찍어 버릇하면 창조적인 사진으로는 접근도 못하고 끝나기 쉽다.
이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어떻게 생각하면 되는가 하는 문제는 여러분의 몫이다.
다시 말해서 내가 찍고 싶은 대상을 어떻게 해야 내가 본 대로, 느낀 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하라는 것으로, 이는 전적으로 찍는 사람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다.
바로 이런 글에서 그런 것을 가르쳐 주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런 글은 언제나 그 언저리, 대강만을 일러 줄 수 있을 뿐 구체적인 접근 방법에 대해서는
일러 줄 수가 없다.
왜냐 하면, 사람마다 찍고 싶은 것,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이 다 다른데 그것을 사람에 따라 각각
다르게 일일이 설명해 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사진을 제대로 배우려면(사진만이 아니라 모든 예술이 다 그렇지만) 좋은 선생을 만나
그와 일대일로 배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개인에 따른 문제점들을 개별적으로 지도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알아두어야 것이 있다.
생각을 많이 하되 촬영 전이나 후에 하라는 것이다.
촬영할 때에는 그 대상에만 몰두해야지 이것저것 생각해서는 안 된다.
다 찍고 나서 결과물을 앞에 놓고 어디가 잘못되었으며 어떤 것을 놓쳤는지 따져 보아야 한다.
다음에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고, 거기 따라 다음 촬영을 준비해야 한다.

물론 이것도 개인차가 있어서, 사람에 따라서는 하나하나 꼼꼼히 점검해 가면서 찍기를
좋아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은 자기 방식대로 하나하나 차근차근 생각해 가면서 찍을 수밖에 없겠지만,
대개의 경우, 현장에서는 대상에 몰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 하면 이것저것 생각하다 보면 처음에 가졌던 느낌이나 생각에서 벗어나 생각도 않던
방향으로 바뀌는 수가 있다.
그것이 때로는 더 좋은 사진을 만들어 줄 수도 있겠지만 대개는 사진이 경직되는데,
여러 가지 생각에 끌려 이런 것 저런 요소들을 다 집어넣다가 보면 사진이 형식적으로
떨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구도 같은 것에 사로잡히기 쉬운 것이 더 큰 문제점이다.
곰곰 따져가며 찍다보면 자연히 구도를 따지기 쉽다.
구도에 사로잡히면 지난 호에서 제시했던 필자의 사진들처럼 구도만 맞고 내용이 없는 사진이
되기 쉽다.
'사진이 경직되기 쉽다' 한 것이 이를 지적한 말로, 찍을 때에 여러 가지 생각이 많으면 대상을
처음 보았을 때의 신선한 느낌은 사라지고 형식에만 맞춘 사진이 되기 쉽다.
껍데기만 얻고 알맹이는 잃고 마는 꼴이 되는 것이다.
구도라는 것은 몸에 배어 있어야 한다.
찍을 때 구도를 생각해 가면서 찍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몸에 배어 있어서 소재를 보는 순간
구도는 저절로 잡혀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역시 그만한 시간과 노력이 든다.
앞에서도 한 말이지만, 시간과 노력 없이 저절로 되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생각을 많이 하라는 것이 대체로 이러한 뜻이다.
'다상량'과 관해서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좋은 사진을 볼 때에도 생각을 많이 해
가면서 보라는 것이다.
왜 이런 것을 찍었을까,
왜 이렇게 찍었을까,
인화는 왜 이렇게 했을까 등등. '다독' 항목에서 이미 설명한 바 있어 중복은 않겠지만,
남의 좋은 사진을 많이 보면서도 이렇게 생각을 많이 하는 것이 좋다는 점만을 첨가하고자 한다.
이처럼 '삼다의 원칙'은 글만이 아니라 사진에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수련 방법이 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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