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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사진으로 가는길-1

2016.02.02 21:03

♥낭만/현영찬♥ 조회 수:1487 추천:55

오래전 홈에 게시된적이있는 글입니다 만 너무 좋은 글이라 다시금 올려 봅니다 .

      창조적 사진으로 가는 길 - 1
- 무엇을 찍을 것인가? - 한 정 식 (중앙대, 현 대구예대 석좌교수)

가) 주제와 소재

사실 사진을 찍을 때 제일 어려운 것이 무엇을 찍을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자 시절에는 그저 눈에 띄는 대로, 닥치는 대로 찍는다.
가르치는 사람도 초보자 시절에는 이것저것 다 찍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럴 것을 권하기도 한다.
아무것이나 찍으면 되는데 다만 어떻게 찍을 것인가 하는 것만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구도를 가르치고 황금분할을 가르친다.
그것이 사진을 잘 찍는 길이라고 생각하여 그렇게 가르치고 배우는데,
결론부터 말해서 이는 아주 잘못된 생각이다.

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찍을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어떻게 찍어야 하는가는 그 다음의 문제이다.
이것은 초보자 시절부터 그렇게 알고 그렇게 배워야 한다.
초보자 시절에 제대로 배워야지 처음에 잘못 배우면 후에 바로잡기가 참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하얀 백지에 그림을 그리기는 쉬워도, 이미 그려진 종이 위에 그리려면 먼저 그려져 있는
그림부터 지워야 하는데, 그것이 잘 지워지지도 않을뿐더러, 설사 지워져도 자국이 남아 나중에
그린 그림이 깨끗이 그려지지 않는다.

초보자 시절이 그래서 더 중요한 것이다.
사진을 오래 한 사람이라도 만일 그런 식으로 배워 왔다면 지금부터라도 바른 길로 들어서야 한다.
더 굳어지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고쳐야 사진이 살아난다.
‘무엇을 찍을 것인가’하면 곧장 어떤 사물을 찍을 것인가 하는 문제로 생각하기 쉽다.
사실 어떤 사물을 찍어야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스러운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앞서서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어떤 내용의 사진을 찍을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내용이 결정되어야 그 내용을 형태화하기 위해 어떤 사물을 찍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이다.
곧, 주제가 결정되어야 그 주제에 알맞은 소재를 찾을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얘기인 것이다.
(흔히들 소재, 피사체를 주제라는 말로 쓰기도 하는데 이는 잘못이다. 이를테면 사과를 찍는
사진에서 사과를 주제라고 부르는 경우로, 사과는 대상이요, 소재이지 주제가 아니다.

주제는 그 사과를 통해서 나타내고자 하는 사진가의 생각이나 느낌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필자의 다른 책-『사진예술개론』-에서 이미 자세한 설명을 해 놓았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간략히 줄이겠지만, 소재를 주제라 하는 것은 영어의 subject를 번역해 쓰는 말로,
subject는 주된 대상을 가리킨다.
주제란 영어의 theme에 해당되는 말로, 만일 subject를 주제로 번역해 쓰면 정작 주제를 뜻하는
theme과 혼동되기 때문에 구별해서 써야 한다.)
거듭 말하거니와 ‘무엇을 찍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피사체의 문제가 아니라 사진의 핵을
결정하는 문제, 사진가의 중심된 생각과 느낌, 곧 주제를 정하는 문제이다.
이렇게 주제가 정해지면 소재 즉 대상(피사체라고도 하지만)은 저절로 골라진다.
자기의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는 데에 가장 효과적인 소재(대상 또는 피사체)를
고르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가 이렇게 간단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말은 간단히 했지만, 주제의 선택처럼 어려운 문제가 없다.
주제를 정하는 문제도 어렵지만 더구나 새로운 주제, 남들이 미처 다루지 않은 주제를 찾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다.
수많은 나라의 수많은 사진가들이 아직도 다루지 않은 생각이나 느낌이 남아 있을까 생각해 보라.
이렇게 생각하면 사진에 감히 발을 들여놓기도 못할 것처럼 느껴질지 모르겠다.

무엇보다도 너무 딱딱해서 이 글을 읽기조차 부담스러워하지 않을까 필자 역시 걱정이 된다.
그러나 염려할 것은 없다.
쉽게 풀어 나갈 생각이니까.
우선 주제다, 소재다 생각하지 말고 내가 찍고 싶은 것부터 찍기 시작하자.
그러나 그것조차 모르겠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도대체 무엇을 찍어야 할지를 모르겠으니까 답답하다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무언가 ‘좋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생각이 앞서 보이지 않는 것이다.
욕심이 눈을 가리기 때문이다. ‘
작품’ 생각은 일단 빼어 버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
내가 흥미를 느끼는 것은 무엇인가를 찾아 그것부터 찍어 볼 것을 권한다.
사람마다 흥미와 관심이 가는 사물이 따로 있다.
꽃이 좋은 사람, 물이 좋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고스톱치고 춤추는 게 좋은 사람이 있고,
이성에 유달리 관심이 많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남 돕는 일에 보람을 느끼고 그 쪽으로만
마음이 기우는 사람도 있다.
일단 그 마음을 따라 찍어 보라는 것이다
.
꽃이 좋으면 꽃, 물이 좋으면 물을, 이성에 관심이 많으면 이성, 고스톱이 좋으면 화투를
찍어 보라는 것이다.
고스톱에 몰두한 사람을 찍어도 좋고(이런 사진 퍽 재미있을 것 같다. 따고 잃음에 따라 변하는
되어 있다면).
성급한 사람은 그것을 어떻게 찍을지 그게 더 문제가 아니냐고 묻고 싶을 것이다.
꽃을 찍는 거야 쉽겠지만,
이 글의 앞머리에서 꽃을 찍어도 평범하게 찍으면 안 된다고 했으니 그러면 어떻게 찍어야 할지
그것부터 가르쳐 주어야 할 것이 아닌가 하고. 물론, 그에 대해서도 쓸 것이다.
순서가 있으니까 일단 ‘주제’ 얘기부터 하나하나 풀어나가도록 하자.(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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