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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백두산 출사후기

2016.08.11 10:22

김영훈 조회 수:1339 추천: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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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관전기
드라마나 스포츠에서 생생하고 극적인 이야기가 마치 각본에 의해 연출되는 것을 우리는 ‘각본없는 드라마’라고 부르곤 한다.
이번 ‘낭만포토 백두산 출사기’가 바로 그 각본 없는 드라마의 한 장면이요, 사진이 주는 감동의 백미라는 표현으로 출사기가 아닌 ‘관전기’로 명명하고 싶다.(참고로 일부사항은 현행법을 어기는 범위에서 살짝 편집했음을 미리 밝혀 법망을 피하고자 한다. 일부사진 또한 동행한 회원의 사진임을 미리 밝힌다)
1일차 – ‘드라마 백두산’의 발단과 전개
최근, 그러니까 바로 어제 엠뷔쒸(MBC) 9시 뉴스에 인천공항의 비행기 연착률이 급등하고 있으며 이는 하늘길이 포화상태이고 중국의 갑작스런 군사 훈련 등으로 영공폐쇄가 그 원인이라고 보도하였다. 낭만포토 일행 14명(인솔자포함)의 인천행 장춘발 남방항공은 출발시간이 다 되어도 비행기가 도착하지 않았단다. 2시간을 지나 3시간이 되어서야 가까스로 출발했다. 드라마에서  갈등이 시작되는 단계였던가? 어쨌건 장춘을 도착하자마자 백두산 서파 트래킹의 베이스캠프 도시 송강하에 도착해서 취침을 한 시간이 밤 12시.  정확히 2시간 숙면 후 새벽 2시반에 출발 준비하여 본격적인 트래킹 첫날을 맞이한다. 우리는~

2일차 – 북파공작원(?)
창바이산(長白山, 백두산의 중국명)은 최근에 국가풍경구(우리나라의 국립공원)로 지정되어 허가 없이 비공식루트로 등반을 할 수 없으며 최근의 사드(Thaad)문제 등으로 한국은 물론 북한과도 긴장이 고조되어 삼엄한 경비로 인해 천지에 접근하여 촬영하기란 갈수록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관된 진술이다. 본인도 여러 정황을 분석해보니 지금이 아니면 죽기 전엔 백두산을 촬영할 수 없다는 급박감에 이번 백두산출사를 신청하였던 터 였으니 말이다.
드라마의 전개부분은 갈등의 연속이라던가? 새벽 2시에 기상해서 5인승 코란도에 11명이 완전군장(카메라배낭풀세트 = 바디 + 어안, 광각, 표준 + 삼각대 + 침낭 + 도시락)을 하니 20kg에 육박한다. 코란도 1호차에 11명, 2호차에 9명이 탑승할 때 전체 일행은 이미 김구라 & 황봉알의 욕지꺼리에 버금가는 육두문자를 남발하고 있었으나 시기적 그리고 환경적 특수성에 의거 쉽게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수송기(짚차)의 임무는 적진 깊숙이 부대원을 택배 배달하듯이 배송하면 되는 것임을 불과 1시간 뒤에야 우리는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때까지도 오늘 행군이 17시간 연속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심지어 현영찬 낭만 원정대장 까지도....
새벽3시쯤부터  서남방면으로 3시간을 행군했다. 철원 3사단 전역한 나로서는 제대이후 30년만에 첨으로 많이 걸었다. 6시쯤 간단한 주먹밥을 먹고 협곡을 지나 천상의 화원을 걷다가 폭포를 만나고 다시 드넓은 평원을 지나 베이스캠프에 다다른 시간이 오후 2시쯤이었다. 그러니까 집(호텔) 나온지 12시간째다.
8월초의 백두산날씨는 1년 중 최고란다. 9월부터 다음해 6월까지가 겨울이고 6월~8월이 짧은 봄과 여름쯤 된다고 하니... 1년중 가장 쾌청한 날! 일행은 급한 마음에 도시락을 간단히 먹고 뒤로보이는 백두산 1차 원정길에 올랐다. 컨디션 조절 실패로 1차원정을 포기한 대원은 최모, 김모 등 4명.... 반면에 여성대원 4명을 포함한 9명은 3시간의 사투끝에 1차 원정에 성공하여 서남쪽 하늘이 천지를 허락한 영광스런 장면을 목도 한다.
하산시간 2시간을 포함해서 장장 17시간의 장거리 행군의 피로가 일순간에 사라지는 풍경이었다. 덤으로 하늘은 갤럭시(은하수)를 백두산의 첫날밤 선물로 주고야 만다. 수백만개의 별들이 강을 이루고 때로는 별똥별이 떨어지는 장관은 저 멀리 카자흐스탄 사막을 가지 않아도 셔트 만 눌러 찍을 수 있는 장면을 우리 원정대에게 선사한 것이다. 물론 장거리 행군에 곧바로 잠든 회원에게는 반송된 택배물이었지만....
  백두산의 첫날밤은 3~4인용 텐트속에서 가슴속의 장노출 카메라로 셔트를 100만번 누르면서 그렇게 저물어 갔다. 내 마음속의 메모리는 첫날 이미 꽉 차 올랐다.

3일차 – 천상의 화원에서
해발 2200미터에서의 캠핑 조식은 컵라면과 햇반으로 시작되었고 곧바로 천지 남파에서 서파방향으로 2차 원정대가 꾸려졌다. 전날 1차 원정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대원들과 저질체력(?)들은 좌측 능선을 따라 북파코스를 타는 것이었고 다시 한번 천지의 감동을 만끽하고픈 대원들은 천지 능선을 따라 등반키로 했으며 정확히 6시간 후 남방108-8824(?) 지점에서 접선키로 하였다. 그러니까 천지 직항노선으로 5명, 우회노선으로 8명이 각각 원정길에 올랐던 것이다. 물론 세르파(등반도우미) 2명과 3명은 분산 배치되어 동행했으며 국적불명의 흑인(여행사 황사장: 갑자기 얼굴이 심하게 테닝해서~ ㅋㅋ~) 은 2조를 따르고.... 물론 황사장의 특수임무는 황여사를 수행하는 (개인정보 보호차원에서 생략합니다. 일행만 아는 극비사항입니다....큭~) 일이었다. 물론 일행들도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계곡과 산비탈을 수십 개 건너는 6시간의 오전 트래킹은 엄청 피곤했으나 백두산의 웅장한 장면에 셔트를 연신 눌렀고 어느 누구도 피곤하다는 말을 감히 하지 못했다. 지구상 그 어디에도 없는 수십 키로에 펼쳐진 천상의 화원. 백두산은 그야말로 천국이요, 그 물이 고인 곳은 천지가 되며 우리 대원이 서 있는 곳이 천상인 것을 그 어떤 미사여구로도 불가능한 장관이었으니...
일행중 최** 님은 백두산이 5번째, 현**대장님은 당연히 8번째, 또다른 최**님은 7번째, 황여사님은 투어여행 포함 3번째 그러니까 나머지 4명만이 백두산이 처음이었던 것이다. 황**님이 처음 온 회원들에게 천지를 활짝 열어준 산신령이 야속하다고 할 정도로 3일 연속으로 날씨는 쨍했다. 이런 날씨는 아마 몇 십년 만에 처음이라고 까지 한다. 백두산이란 명칭이 ‘백번 가면 단지 두 번’만 보여 준다고 해서 ‘백두산’이요, 천지는 가봐야 ‘못 본 사람이 천지 삐까리다’ 라고 해서 ‘천지’라고 한다는 우스깨 소리가 있으니 말이다.
트래킹 중에 북한군 혹은 중국군 초소를 지날 때면 현지 세르파들의 신호와 그들의 비표 등으로 아슬아슬한 장면을 연출할 때면 이때가 드라마의 절정(크라이막스)가 아니었다 싶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이때까지도 감히 오르가즘은 오지 않았었다.
두 개로조 나뉘었던 일행이 합세한 후 오후 트래킹(자유촬영)은 다시 시작되었다. 우리는 지금 지천에 널린 들쭉열매를 따 먹고, 천지에서 내려오는 백산수(생수)도 흡입하며 연중 최고 더위의 여름 한낮을 만끽하며 북파로 향하고 있다. 회원 13명은 3일째 속옷은 물론 양말도 갈아 입지 못하고 있다. 작은 생수병으로 환산하면 하루에 50병은 족히 마신 개울물에도 불구하고 소변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그만큼 온몸으로 땀이 배출되었다는 뜻이다.
2차 원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대원들의 말에 의하면 셋째날의 천지도 지금껏 보지 못한 장관을 연출했다고 한다. 반면  구릉지를 통해 북파로 이동한 대원들은 지금껏 보지 못한 그리고 앞으로도 보지 못 할 드넓은 야생화 군락인 ‘천상의 화원’을 촬영한 터라 천지의 장관을 부러워하는 이는 단 한명도 없었다. 12시간의 연속 트래킹의 목적지는 운동원촌 호텔이다. 북파산문 안에 있는 곳으로 다음날 일출촬영을 위해서는 필히 숙박해야 하는 곳이다. 규정대로라면 일체의 장비와 캐리어는 반입이 불가하다. 따라서 일행은 4일째 속옷은 물론 그 어떤 복장도 갈아 입지 못하는 불상사(?)가 이어졌다. 그러나 이미 우리들의 메모리는 상당한 분량으로 충분되고 있었으니 속세의 불편함 쯤이야~ 우린 이미 ‘신선’이 되었던 것이다.
한편,  나마스떼~  2일동안 일부 대원의 짐을 배달한 세르파는 저녁쯤에 작별을 고했다. 서로 나마쓰떼~ 하면서
(나마스떼 뜻 : 히말라야가 있는 네팔 사람들의 인사. 우리의 “안녕~”과 같은 뜻의 말이다)

4일차 – 하늘의 숨고르기
  운동원촌(백두산북파에 있는 동계올림픽 선수 숙소: 일출은 이곳에 머물러야만 촬영가능하다)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새벽3시에 우리는 전원 기상했다. 해발 2700미터 최고봉이니 일출시간은 새벽 4시.... 당연히 3시에 기상해야만 일출을 찍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까 우리 백두산원정팀의 평균 취침시간은 3일 연속으로 하루 3시간이 채 되지 못했다. 일반 투어처럼 버스로 이동한다면 간간히 낮잠이라도 자는데 우리는 줄곧 트래킹이었으니...
4일째는 새벽부터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그렇지만 천지의 일기는 급변한다는 말에 일말의 희망으로 천지를 향했다. 천우신조 라던가! 일출 시점에 하늘이 열려 잠시나마 촬영이 가능하였지만 대박은 아닌 수박 정도의 촬영물에 만족해야 했다. 그리고 우천덕에 허락된 오전 취짐시간 3시간은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중식 후 일행은 장시간의 회의 끝에 두만강 촬영을 뒤로하고 다시 서파로 방향을 돌려 5일차 일몰과 일출을 기약하기로 했다. 불과 5년 전까지 영업을 하던 기상대쪽 산장도 모두 폐쇄되어 숙박할 곳은 텐트 혹은 서파관리직원의 단체 숙소 뿐이었다. 소위 말하는 빽(인맥?)을 동원해서 직원들과 뒤엉켜 80여명이 대형 홀(체육관급)에서 숙박한 후 다음날 새벽에 기상했다.

5일차 – 크라이막스
이날도 역시 새벽 3시에 전원 기상.
서파로 향하는 1,442개 계단은 50분이 소요된다. 정상에 4시쯤 도착하니 서서히 천지가 용트림을 시작한다. 여명으로 봐서는 초대박을 상상케 하고도 남았다.
남녀상열지사에서 말하는 오르가즘(크라이막스)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사진계에서 말하는 그야말로 대박의 해가 떠 오른 것이다. 당연히 정상적인 일반 관람객으로는 촬영이 불가한 시점과 최저 지점까지 내려와 슬라이딩 자세로 꽃을 하단에 깔고 일출촬영을 하면서 일행은 저마다 탄성을 지른다. 전날 내린 비가 이런 장관을 연출한 것이다.
  쁘레송이 말한 ‘결정적 순간(시공을 초월한 표정과 내용의 조화)’은 이런것이란다. 셔트를 멈추는 순간 오히려 허무하다. 마치 크라이막스를 막 지나자 마자 갑자기 쪼그라드는 거시기처럼 말이다. (19금 표현으로 중략)
촬영을 뒤로하고 일행은 장춘으로 향한다. 장춘으로 향하는 지점에 이도백하라는 도시가 있다. 외국나와서 이렇게 돈을 써 보지 못한 여행은 지금껏 처음이었다. 드디어 일행은 가이드가 안내한 쇼핑몰에 들러 나는 맨 먼저 들쭉술을 집었다.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출사 때면 항상 들리던 북한식당 ‘평양랭면관’에서 북한의 김태희라고 불리는 여종업원이 항상 권하던 들쭉술, 그 열매를 우린 3일째 천지에서 먹으며 이동했으니 뜻 깊은 소베니어(추억이 있는 기념품)로서의 자격은 충분했으니 말이다. 다른 일행들은 중국 최고의 특산물(?) 참깨를 한 보따리씩 구입했다. 일부는 냉동송이도 구입하였고 물론 잠시 후 모두들 후회하면서도 말이다. 왜냐하면 무거운 짐을 한국까지 들고 와봤자 1~2만원의 시세차익에 불과한데 비해 무겁고 불편해 배송의 불편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으니.... 헐

6일차 – 마음으로 찍은 사진을 가슴에 담고 귀국
  귀국의 발걸음은 모두가 가벼웠다. 모두들 대박을 건졌으니 말이다. “우리가 등반을 위한 트래킹을 온 것이냐? 아니면 출사를 위한 트래킹이었더냐?” 누군가의 공허한 질문에 일행은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백두산에서의 첫날밤에 찍은 백만장의 사진이 온 몸에 메모리 되어있어 입이 아닌 몸으로 이미 말했으니 말이다. 백두산원정대에 동참한 하이에나(최**)님의 말이 뇌리를 스치면서 말이다. “ 사진은, 손이 아니라 마음으로 찍는 것이여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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