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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전에 얘기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서로간에 많은 얘기들이 오고 갔었지만
오랜 기다림을 끝내고 드디어 실천에 옮기게 되었습니다.


설악산을 다녀왔습니다.


22일 동서울 터미널 대합실에서 만나
동서울에서 오색으로 출발하는 막차에 배낭을 올려 놓은 순간부터
설악산의 길고 긴 능선위로 이미 거닐고 있었습니다.


photo by 그린/이완희



서울에서 세시간을 넘어서 도착한 오색..
몇일전에 내린 눈으로 도시는 하얀 눈으로 덮히었다가
다시 하늘위로 사라져 버린지 오래인데
설악산은 아직 그 흔적들을 많이도 지고 있었습니다.


밤을 밝히는 도시의 불빛보다 더욱 밝은 별들이
먼 하늘위에 촘촘하게 많이도 떠있는 밤에 설악의 작은 모텔에서
석달을 기다린 산행을 위해 선잠을 잤습니다.

칠흙같은 어둠이 존재하는 새벽두시경..
부산을 떨며 일어나 매표소를 지키는 관리공단 직원을 깨우고나서야
헤드랜턴 불빛에 의지하며 오색으로 오를수 있었습니다.


몇시간에 걸쳐 힘들게 올라온 대청봉
설악은
공릉을 삼켜 버릴듯한 운해도...
잠자는 능선을 깨우는 고운 아침빛도...
푸른 바다를 연상캐 하는 산호초도...
보여주질 않았습니다.


여름과 가을내내 자신의 모습을 덮고 있었던 것들을
훌훌 벗어내고 속살만을 드러낸 능선과
손을 얼게 만들고 온몸을 날려버리는
위대한 자연의 선물...
강렬한 눈보라만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자연의 힘을 이길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바람에 밀려 몸이 밀려나고
뼈속까지 빠고드는 추위에 옷을 단단히 여미는 일만 할수 있었습니다.
 


 


첫날
소청산장의 작은 골방에 함께한 다섯명이
몸을 누일때까지 몸과 얼굴은 눈보라의 샌드백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바람에 몸이 몇번이나 밀렸는지
눈밭에 발이 몇번이나 미끌어 졌는지는 샐수없을 정도로 많았지만
함께한 좋은 사람들이 있어서 지금 생각해보니 좋은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photo by 햇살/김정태




산장에서 잠을 자면 새벽에도 눈이 번쩍 뜨입니다.
도시에선 이불속에서 몇번을 뒤척이다 억지로 일어서지만
산속에선 일어서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산속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몸은 이미 즐거우므로
그 즐거움을 잠시라도 일찍 맞이하기 위해 눈을 일찍 뜨는것은
어찌보면 당연한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설악의 아침은 다시 밝았습니다.
주어진 시간속에서만 설수 있는 산이지만
그 시간을 함께하기 위해 또다시 걸었습니다.
가끔은 산으로 이어진 어느 길위에서 잠시 서기도 했습니다.
 



 


 


산속에 있으면 도시의 시간 관념을 잊어 버릴수가 있습니다.
해뜨기 전부터 설악을 누비며 10시가 넘어서야 아침겸 점심을 먹었습니다.
어디 산속에서 맛있지 않는 것이 있겠습니까.
좋은 사람들과 마주 앉아 라면 한그릇을 같이 나눠 먹는것만으로도 행복한 순간입니다.
라면과 함께 레드선배님이 직접 준비하신 김치하나면 끝이였습니다.



photo by 햇살/김정태



설악산의 대청봉을 뒤로하고 다시 길을 나서야 합니다.
중청에서 한계령으로 내려가는 길
하산하는 길이라곤 하지만 아직도 가야할 길이 7km넘게 남았습니다.




떠나기는 역시 아쉽습니다.
설악의 공릉능선으로 구름들이 떼지어 넘어설려고 할 즈음에
시간과 추위와 배고픔에 무릎을 꿇고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운 발걸음들을 옮겼습니다.
 


 


참석자: 햇살/김정태, 그린/이완희, 레드/김미정, 자연인/이종배, 류와함께/정행규
기간: 2006.12.22(18:05) ~ 2006.12.24(22:10)



공개적으로 번개를 추진하지는 않았지만
알게 모르게 무사산행을 기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따뜻한 손난로를 선물해 주신 석포 선배님덕분에
다섯명이 따뜻한 산행이 되었습니다.


거듭 감사드립니다.

또한,
출발하기 전에 여러므로 신경써주셨고 설악산에서 돌아오는 우리 일행들을 위해
미리 마중나와 주신 이슬선배님과
멀리 영등포에서 달려오신 화이트 선배님에게도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다음 어느 능선을 또 언제 넘게 될련지 모르지만
산아래서 부터 산위까지 항상  길이 열려 있으므로
다시 또 오르고 내릴것입니다.


다음을 또 기다려 봅니다.



photo by 햇살/김정태





남은 한해 잘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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