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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명산 출사후기입니다

2006.09.12 11:35

장원종 조회 수:2040 추천:10



출사 이틀이 지나자 아침부터 처거님의 성화가 대단하시다
아니 햇 병아리라고  마구 우겨대시는 출사 멤버님들께 '속으로 <너무합니다>'라고 투정도 부려 봅니다.
아무튼 첨이니깐 서투른 구석이 있더라도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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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밤 11시경 처거님으로부터 출사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시는 전화를 받고 잠자리에 들려니 쉽게 잠이 오질 않는다.
지도책을 펼치고 호명산을  겨우 겨우 찾아보니 山 정상으로 난 길은 없는 듯 하다. 이거 큰 일인가 싶다.  
처거님의 말씀대로라면 정상에서 차를 세우고 곧 바로 촬영장이라니 '아무래도 처거님께서 쉽게 출사 하시려고 약간의 허위 정보를 주지 않았나 '싶어서이다. 
아무튼 가 보자    
장가 시집가는 신랑 신부처럼 맘이 설래인다.  낭만과의 첫 벙게 출사이니깐.....
쿨쿨~~~~~`

이윽고 2006년9월10일 일요일 새벽 4시, 구리시 도매시장에서 처거님 화사랑님 햇살님 신영호님 그리고 나  이렇게 5명이 만나고 출발을 하였씁니다.(처거님 20분 지각하셨음네다)
경춘가도 샛터 삼거리까지 뻥뚤린 신도로 덕택에  막힘 없이 내리 달린다. 종종 차창문을 열고 하늘을 보니 구름이 깔려있고 산마루를 돌아설 때 마다 안개가 두리워져 있다.
좋은 날일 것 만 같은 예감이 팍팍스친다.  허기사 누구 벙게인데 걱정일랑 붙들어 메두고.....요.

경춘가도를 벗어나고 꾸불꾸불 오르락 내리락 몇번을 거듭하면서 어디가 어디인지 알 수 없고 방향 감각조차 잃어 버렸다. 가는 길이 첩첩이요 보이는 것이라곤 시커먼 나무 숲 뿐이라.
그래도 희망이 보인 듯.... 멀리서  희끗희끗한 뭉치들이 어렴풋이 보인다.  '야!  운해다'라고 누군가가 환성을 토했다. 그러자 차는 멈추는 듯하더니 '여기가 아니야'라고 처거님이  내친신다.
성질도 대게 급하셔서...( 죄송...)   '좌로 붙여 좌로' 또  내치신다.  차는 멈추고 드르륵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보니 하얀 구름떼가 시야를 가득 채운다. 시계바늘은 5시30분을가르키고 있다
아직 시간이 좀 이른 듯하다.  주섬주섬 삼각대를 거치하고 두리번 두리번 이곳 저곳을 왔다 갔다 하는 사이에 여명은 서서히 그러나 빨리 다가 온다.

지상에서는 흰 구름떼요  하늘에서는 붉은 홍조가 우리 출사팀을 반겨준다.  '이 얼마나 감사해야할지 나도 모른다'.
장소는  5식구가 들어서기에 적당할 듯 싶다. 벌브타임과 장노출로 테스트를 거듭할 수록 셨터 소리는 고요한 새벽 하늘을 가른다. 
누군가가 그랬다  '하늘을 가르는 악기는 무엇이냐'고 그건 '트럼펫 소리 란다'라고....
지금 이 순간 '찰캭 찰캭'하는 셧터 소리 만큼 좋은 것이 또 있을까 ?  

멀리 아스라히 보이던 능선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고 붉은 홍조는 노랑빛깔에서 더욱 붉어져 시뻘건 구름으로 전이 된다.   아니 저것을 담아야지 .... 찰칵 찰캭  ----
이골 저골 계곡을 타고 흐르는 흰 구름떼는 어느틈에 저 밑으로 숨어버리고  어느순간에 위로 퍼지고 감추고 우리와 숨박꼭질 한다.  아니 저것도 담아야지..... 찰칵 찰칵 ,,,,  
참 재미있다.  
난 널 잡아야 해.  어디 도망처 봐라.  '넌 내손안에 든 흰 양떼야' 라고 소리치고 싶다.  
우리 일행 5명은 이 자리 저 자리를 번갈아 가며 최선의 작품을 만들기에 신명을 바친다.  얼마만큼의 시간이 흘렀을까.  
흰구름 양떼 등위로 햇살이 쏟아 질때 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우리는 미쳐있었는 것 같다. 처거님도 조용하시다.  아마 심취하셨나 보다.

늦게 올라온 동료작가분들은 자리를 못 만들어 서로 주고 받는 말 <그러게 내 뭐라했는가 좀 일찍이 올라 오자고  했지 않느냐>라고 ......  
 이분들은 우리가 자리를 비워주고 배려한 덕택에  같이 심취했을 것이다  

태양이 능선을 올라서면서 계곡 깊숙히 쳐 박혀 미동도 않던 구름떼가 서서히 기지개를 펼친다. 
한올 한올 풀어 헤치고 머리 감고 나서는 성숙한 여인처럼 말이다.   살며시 내 맘을 사로 잡는다.
하얀 허벅지 살이며    뽀얀 목살하며     붉은 입술하며 ....  포근하면서도 향기가  묻어나는  그런 속살을 여지없이 들추고 만디...
어어찌  황홀한 순간이 또 아니 겠는가.  
용트림하면서도 조용한 기운,  
하얀 속살 안에 또 감추어진 샛 노랑 빛갈들,  검으 티티한 산 능선위로 드러나는 초록의 싱그러움에 더하여진 하얀 운무. . . .    너울너울 춤을 추더이다.  
'얇은 사 햐얀 고깔'이 서럽다 하더라도 이 자연의 춤사위가 있으니 서러워 마라.    
이것이 자연이요, 자연과 함께하는 출사이기에 난 출사를 즐긴다 .

빛 운무 산천....

태양 빛속에는 우주를 넘나드는 빛이 있어  
우리 인간이 지어낸 가장 아름다운 빛을 '무지개 빛'이라 했거늘
카메라는 '우리가 볼 수 없는 빛까지 담아 낸다'고 한다
그런 빛을 담아 내는 힘이 과연 나에게 있을 것인가를 반문하며 고민에 젖는다

이상으로
이제 출사기를 마칠까 합니다  
이글을 쓰면서 방문을 드나드는 사람들의 눈치를 봐야했습니다
아울러 이번 출사중( 내가 정한 주제인) '빛 운무 산천'을 즐감할 수 있는 사진 한장 첨부합니다
서투른 언체에 읽으시느라고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장원종 올림

추신)단체사진은 오픈갤러리에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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