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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출사new comment

1. 늘어지게 잠을 잤다.
발 한쪽은 낭만에 담그고. 또 다른 다리는 우포늪에 노를 저어가며....


떠나기까지는 많은 고민과 갈등이 있었다.  낯 설음-, 그러나 내겐 큰 빽(?)이 하나 있었다.  화이트라는 멋진 닉네임을 쓰시는 조.부.행.님,
어찌어찌 훔친 정보가 동갑이란다. 충분하다 그것만으로.(착각아니겠죠?)


아침시간이 부산하다. 짐을 대충 꾸려 신사동으로 향한다. 지하철과 택시를 번갈아 타면서.  에궁!  약속시간보다 늦어버렸다. 첫 만남인데....(죄송합니다..)


어설픈 인사를 건네고 스타렉스에 몸을 싣는다. 창밖의 눈요기가 제법이다. 계절은 11월 중순이지만 가을의 흔적은 아직 이다.  오랜만에 갖는 느긋함.
많은 생각들이 뒤엉키고 짧은 한 숨을 내몬다.  재수 반수..그리고 고3. 연 4년을 치룬 셈이다.  비로소 내 존재감에 스스로에게 '수고했다'고 박수를 보낸다.


몇 번의 휴게소를 걸쳐 기지개를 펴고 안부를 남긴다. 남편은 낚시를 떠나고 딸아이는 친구를 만나고 아들 녀석은 게임방이란다.  감사하다. 
떠날 수 있음에,  낯선 동네에서 안부를 물을 수 있음에..


쏟아지는 잠과 함께 긴장이 풀리나보다.  복잡한 도로를 벗어나 현풍이라는 곳에 다다르자... 길게 늘어선 차량들은 뭔 일이든 해 낼 것 같다. 
어휴!  이번 만남은 전국구란다--.  좁은  길을 돌고 돌아  낯익은 곳이 눈에 띈다.  아!  사진에서만 보았던 곳! 
사지 포(일몰 찍었던 곳 맞지요?)  여기저기 익숙한 손놀림으로 카메라를 들이대고...바쁘게 돌아가는 전자음에 그들만의 열정이 보인다.

“어쩌꼬!?” 뭔가 잘 안 된다. 허긴! 욕심이다.  맘을 접으니 가볍다.


민박집에 왔다. 명찰을 받아 걸고 정신없이 인사를 하자 갑자기 몰려온 허기짐에 먼저 올려 진 반찬에 자꾸 손길이 간다.
비릿함에 손을 내젖었지만 먹을 만하다. ...... 배부르다.


저녁식사가 끝나자 이젠 무리 진 사람들 속에서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는 된 듯싶다.


두런두런...  마당에는 장작불(?)이 피워지고, 여행길에서 낯선 이들과의 나눔은 또 다른 즐거움이랴...


깜깜한 밤하늘-
몇 해 전, 유명산에 올랐던 밤하늘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입안엔 단물이 고이고 입가에 웃음이 멈 문다. 휴대폰을 꺼내 친구들에게 염장 샷 을 날린다. 


“경남 창녕 우포의 밤하늘에 별이 쏟아지다”


그렇게 우포의 밤은 깊어만 갔다.



2. 단잠을 잤다.  소란스러움에 깨보니...분주하다. 아뿔싸! 옆에 잤던 미경님이 내 코고는 소리에 잠을 못 잤다고 하소연한다.
(미안해요..~~). 난 양치질로 대신하고. 후~~ 간단해서 좋다.


낯선 얼굴들이 자꾸 늘어난다. 사진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색깔로 같은 띠의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는 것은 충분한 꺼리가 되었다.
무슨 거사를 치르듯..차량의 꼬리를 물고 새벽을 연다. 그림에서 보았던 사진에서만 보았던 그곳으로!  역시 그곳은 예쁜 모습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여기저기 빛이 없다고 투정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내겐 그저 감사할 뿐이다. 그저... 
설령, 사진기속에 담지 못한다 해도 내 마음이, 내 눈이 호사하는 날이다. 오늘은-.

그리고 아주 신기한 것은 속이 불편했던 목화아씨께서는 새벽사진을 찍고 오더니 아프다는 게 싹- 나아지다. 사진의 마력인가?


....어제저녁보다 더 많은 식구들 아침 준비하느냐고 바쁘시다. 푹푹 떠주는 인심 속에 주인장 어른의 즐거움이 보인다.
바쁘게 움직이는 젊은 친구들의 명찰에 자꾸 눈이 간다. 장남감병정님/세바스찬님.. 우리아들도 저런 모습을 보여줘야 될 덴데..
식사를 하면서..또 인사를 하고..(광양에서오신분들-놀러가면아는척해주실꺼죠?).


아침식사를 끝내고나니 여기 저기 눈에 들어온다. 집 떠나온 지 하룻밤이 지났을 뿐인데.. 궁금해지는 건 어미의 본성에 충실하려는 걸까? 흐미..~


화이트님을 따라 나선다. 자상함에 꾸벅 인사를...  흐~  가까우면 참 좋겠다고 생각을 해본다. 영등포와 중계동-, 먼가? 아니아니..... 게으름이야!. 



***************



여행의 편안함이 익숙해질 쯤 난 이미 서울에 도착해있었다.  어떤 모양새를 하던 여행은 나를 떠나기에는 충분하다. 
내가 여행을 떠난 게 아니라 여행이 나를 떠나게 한 거라면?   일탈을 행하면서-,  가을이 가기 전에  잠깐이나마 난 부자가 되어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감사기도를 드린다.


애써주신 낭만대장님, 운영진 여러분.. 고맙습니다.
그리고 베스트드라이버이신 부행님! 정말 수고 많았어요. 우리 친구 미경님, 재채기는 멈춰겠지요? 
멋장이 어르신들..엄선생님.니콘선생님, 그리고 키크신선생님, 박수를 보냅니다. 늘 건강하세요. 
동지애를 느끼게 했던 소은님, 목화아씨님, 레드님, 스케치님, 아산댁님, 서경님, 그리고 동대문 식구들..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이밖에 알아내지 못한 분들께는 죄를 사하여주시옵소서..  ^o^~~♬


낭만의 모든 식구들에게 평화를 빕니다...~



06/11/19 /얼쑤



사족; 처음이었던 낭만포토-,
아마도 제게는 사진동우회보다는 여행 동우회로 착각할 듯싶은데 미워하지 마시옵소서...
시간이가면잊어버릴것같아.. 두서없는글..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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