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곡서원에서

by 雲谷(운곡)서병일 posted Nov 2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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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얼마 만이냐

다리와 다리가 만나는 슬픈가족사의 늦가을

암으로 죽어가면서 암인줄 모르면서

마른복국이 먹고 싶다는 아버지 부름따라 

 

옛집에 오니 밤개는 컹컹 짖어

약속이나 한듯이 또, 은행잎은 떨어지고

우리 부자 복국 끊여먹고

통시길에 나와보니 

 

옛날의 국자 같은 북두칠성이 또렸했다

구주탄광 아오모리 형무소 휴전선이 떠오르고

도란 도란 밤깊어 무심히 아버지 다리에 내 다리 얹었다

90년 황야를 걸어온 다리

 

마른삭정이 다 된 다리

어금니 악물고 등돌려 흐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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