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05 08:43
시 선
시간을 표현 한다는 것은
기다림의 미학이다.
찰나의 감정들이 쌓여 흔적이 되고
그 내면의 고요들은 예측할 수 없는 질감으로
감동적이게 한다.
그러나
파도는 같은 말을
하지 않는다
매번 바람의 방향과 빛의
길이가 다르듯 삼각대를
세운 나의 시간도 각기
다른 감정을 가지고 마주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에게 다가온 침묵, 나뭇가지, 파도, 해변은
바라보는 그날의 시각에서
각기 다른 기호를 만들며
부유한다.
끝없이 이어지는 이미지들을 한장의
사진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은 한편의 시처럼
삶을 감동적이게 한다.
많은 것들을 덜어내고
함축한 사진 구성은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세상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해 주기도 한다.
나는 밤의 끝에서 만나는
새벽이나 달이 지나가는
물의 시간을 기록한다.
말을 하지 않아도 들리는
고요에서 나의 사진은
서정이며 빛을 원천으로 한다.
윤 일중
전시회 축하드립니다.